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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크리스마스와 올해 크리스마스는 무엇이 다를까 — GrassAccord가 숫자로 비교하고 미리 준비하는 2026 연말

작년 연말 향수 시장의 성적표와 올해 아홉 달의 숫자를 나란히 놓고, 이번 크리스마스에 무엇이 달라질지 예상했습니다. 올해 유난히 강했던 구르망이 실제로 어땠는지 확인하고, 크리스마스 어코드 일곱 가지를 비교했습니다. 남은 70일의 준비 일정도 함께 적었습니다.

Christmas evening at the perfumer table: fir garland, candles, ivory gift boxes with purple ribbons, dried oranges, cinnamon and GA smelling strips, snow outside

10월 16일. 크리스마스까지 딱 70일 남았습니다.

향수 회사들은 1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연말에 올립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서카나(Circana)는 작년 12월, 고급 향수 4분기 매출의 60% 정도가 12월 한 달에 나오고 그중 4분의 1 이상은 선물 세트라고 밝혔습니다. 마지막 몇 주에 그해 장사의 성패가 갈리는 셈이죠.

올해 12월 25일도 작년과 날짜는 같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시장에는 일이 많았습니다. 걸프 지역 하늘길이 한동안 막혔고, 미국 관세는 대법원 판결로 무효가 됐다가 다른 법으로 다시 매겨졌습니다. 유럽에서는 향 성분을 표시하는 새 규칙이 7월 말부터 적용되기 시작했고요. 사람들의 취향도 한쪽으로 쏠렸습니다. 달콤하고 고소한 향, 구르망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작년 연말과 올해 연말을 숫자로 맞대 봤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무엇이 바뀌었는지, 그 결과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다를지 GrassAccord의 예상을 적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남은 70일 동안 조향대에서 챙길 일을 날짜별로 정리했습니다.

읽기 전에: 사실과 예상은 나눠 적었습니다

  • 사실은 조사 기관과 기업이 공식 발표한 숫자, 그리고 업계 보도에서 확인한 숫자입니다. 업계 보도로만 확인한 숫자에는 "보도에 따르면"을 붙였습니다.
  • 예상은 이 사실들을 놓고 저희가 내린 판단입니다. (예상) 표시를 달았고,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맞았는지 틀렸는지 다시 점검하겠습니다.
  • 10월 16일까지 공개된 자료만 썼습니다. 미국 소매 단체의 연말 전망처럼 11월에 나오는 자료는 아직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 실제 배합 비율은 싣지 않았습니다. 관세와 규제 내용은 일반 정보일 뿐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한눈에 보는 2025년 연말과 2026년 연말

  • 미국 고급 향수: 작년 연간 +5%. 서카나는 "수년간 급성장 뒤 정상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 +6%, 평균 가격 +5%, 판매 수량은 그대로입니다. (예상: 진하고 비싼 향이 연말을 끈다)
  • 미국 대중 향수: 작년 연간 +15%로 대중 뷰티에서 가장 빨리 컸습니다. 올해는 상반기 금액 +15%, 수량 +7%입니다. (예상: 부담 없는 가격대 선물이 계속 강세)
  • 미국 온라인 연말 매출: 작년 2,578억 달러(+6.8%, 역대 최고). 올해는 2,751억 달러(+6.7%) 전망이고, 휴대폰 결제 비중은 시즌 전체 57.4%, 추수감사절 하루 63% 전망입니다.
  • 미국 연말 소매 전체: 작년 +4.1%. 올해는 +4.0~4.8% 전망(딜로이트)이고, 1인당 선물 지출은 2% 줄어들 전망(PwC)입니다.
  • 걸프 면세: 작년 두바이 면세점 연 매출이 역대 최고였습니다. 올해는 3월 전쟁 이후 크게 줄었다가 천천히 회복 중입니다. (예상: 작년 수준까지는 어렵다)
  • 유럽 표시 규정: 작년은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올해는 7월 31일부터 새 제품에 확대된 알레르기 성분 표시가 적용되어, 새 규칙 아래 맞는 첫 크리스마스입니다.
  • 미국 관세: 작년에는 국가별 관세였습니다. 올해는 2월 대법원 판결로 근거가 무효가 됐고, 임시 관세를 거쳐 7월 24일부터 새 관세가 붙었습니다. 세율은 보도마다 다릅니다.
  • 향 취향: 작년에도 구르망이 강했고 피스타치오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구르망이 "지배적인 향 방향"(소셜 분석)이 됐고, 단맛은 줄고 고소하고 짭짤한 쪽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 바닐라 원료: 작년부터 공급 과잉으로 값이 내려가는 중이었고, 올해는 보도에 따르면 추출용 등급이 2012~13년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1. 작년 크리스마스, 숫자로 다시 보기

올해를 내다보기 전에 작년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연말 직전 서카나의 기대

2025년 12월 4일 서카나는 연말 향수 시장을 다룬 글에서 고급 향수 4분기 매출이 한 자릿수 초반으로 늘어 미국에서 다시 40억 달러를 넘길 거라고 봤습니다. 연말 수요를 끌 제품으로는 고농도 퍼퓸, 럭셔리 브랜드, 미니 사이즈, 값싼 바디 스프레이 네 가지를 들었습니다. 그 전해 연말에는 미국 소비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향수를 선물로 샀다는 숫자도 같이 실었습니다.

끝나고 나온 성적표

올해 2월 10일 나온 서카나의 2025년 결산은 조금 덤덤했습니다. 고급 향수는 1년 동안 금액 기준 5% 늘었습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메이크업이나 스킨케어보다 덜 자랐습니다. 서카나는 이를 "수년간의 급성장 뒤 정상화 신호"라고 불렀습니다.

대중 향수 쪽은 15%나 늘어 대중 뷰티에서 가장 빨리 컸습니다. 금액과 수량이 거의 같은 비율로 늘었으니, 값을 올려서가 아니라 실제로 더 많이 팔린 겁니다. 부담 없는 가격의 향을 찾는 사람이 그만큼 많았습니다.

휴대폰으로 산 선물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에 따르면 2025년 11~12월 미국 온라인 매출은 2,578억 달러로 6.8% 늘어 역대 최고를 찍었습니다. 사이버 먼데이 하루에만 142억 5천만 달러가 쓰였고, 전체 온라인 매출의 56.4%가 휴대폰 결제였습니다.

향수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업계지 글로시(Glossy)는 데이터 업체 참(Charm.io)의 추정치를 인용해, 작년 틱톡 숍에서 팔린 향수가 1억 6,200만 달러어치가 넘는다고 전했습니다. 냄새를 맡아 볼 수 없는 화면에서 이만큼 팔렸으니, 향을 말로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판매에 직접 영향을 주는 시대가 됐습니다.

다른 나라의 작년 연말

  • 중동: 두바이 정부 발표에 따르면 두바이 면세점의 2025년 매출은 23억 7,8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였습니다. 작년 연말까지 걸프는 고급 향수가 가장 잘 팔리는 곳 중 하나였습니다.
  • 중국: 11월 광군제 전체 거래액은 보도에 따르면 17.5% 늘었는데, 그 전해 27%보다는 둔화했습니다. 2025년 중국의 향수 수입이 21% 늘었다는 증권사 분석도 있습니다.
  •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로 2025년 방향용 제품 수출이 46.2% 늘어 화장품 유형 가운데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Holiday gift table with a discovery set of mini vials, travel sprays, ivory boxes with purple ribbons, fir and fairy lights

작년 크리스마스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고급 향수는 성장 속도를 늦췄고, 싼 향은 잘 팔렸고, 선물은 점점 휴대폰으로 골랐고, 걸프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2.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달라진 것

수량은 그대로, 가격은 올랐다

서카나가 8월 11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자료에서 눈여겨볼 건 성장률보다 그 속사정입니다. 고급 향수 매출은 6% 늘었는데, 평균 가격이 5% 오르고 판매 수량은 그대로였습니다. 사람들이 향수를 더 많이 산 게 아니라 더 비싼 향수를 샀다는 얘기입니다. 오 드 퍼퓸과 퍼퓸처럼 농도가 진한 제품은 두 자릿수로 늘었습니다.

대중 향수는 금액 15%, 수량 7% 늘며 올해도 대중 뷰티 성장 1위를 지켰습니다. 위쪽은 더 비싸고 진하게, 아래쪽은 더 저렴하게 양쪽으로 벌어지는 흐름이 작년에 이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중간한 가격에 개성도 흐린 향수가 가장 팔기 어려워졌습니다.

향료 회사 주문서가 먼저 말해 준다

향수 브랜드는 신제품을 내기 몇 달 전에 향료를 주문합니다. 그래서 향료 회사 실적을 보면 몇 달 뒤 시장이 미리 보입니다. 스위스 향료 회사 지보단(Givaudan)은 10월 13일, 올해 1~9월 고급 향수용 향료 매출이 같은 조건 기준 15.3%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에도 18.7%가 늘었으니 높은 기준 위에서 또 크게 자란 겁니다. 3분기만 떼어 보면 향수·뷰티 부문이 13.5% 늘었습니다. 이번 연말과 내년 봄 신제품에 들어갈 향료 주문이 지금 몰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큰 회사들의 향수 성적

  • 로레알: 상반기 발표에서 향수가 계속 두 자릿수로 크고 있다고 했습니다. 프라다 파라다임이 앞장서고 입생로랑 리브르, 발렌티노 본 인 로마 등이 뒤를 받쳤습니다.
  • 에스티 로더: 6월 마감한 회계연도 향수 매출이 12% 늘어 27억 8천만 달러였습니다. 르 라보, 톰 포드, 킬리안이 이끌었습니다.
  • 푸이그: 상반기 향수·패션 부문이 3.8%, 아시아 태평양이 20.9% 늘었습니다. 중동 상황으로 매출이 약 1,400만 유로(전체의 0.6%)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10월 12일 발표에서 향수·화장품 3분기 매출이 같은 조건 기준 1% 늘었다고 했습니다. 1~9월 누적은 제자리입니다.

향수가 여전히 뷰티에서 잘나가는 분야인 건 맞습니다. 다만 몇 년 전처럼 누구나 함께 크던 시기는 끝났고, 회사마다 성적이 꽤 갈리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한국 향수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한국의 향수 수출은 652만 달러로, 1988년 집계를 시작한 뒤 가장 많은 달이었습니다. 2월에도 624만 달러로 두 달 연속 600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오랫동안 향수를 사 오기만 하던 한국이 이번 크리스마스엔 더 많은 나라의 선물 상자에 향을 담아 보내게 됩니다.

3. 조사 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연말 전망

여기서부터는 모두 전망입니다.

  • 딜로이트(9월 10일): 올해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미국 연말 소매 매출을 4.0~4.8% 증가로 봤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 실적은 4.1%였습니다. 온라인은 7.5~8.4% 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어도비(9월 28일): 11~12월 미국 온라인 매출을 2,751억 달러(6.7% 증가)로 내다봤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129억 달러(9.2% 증가), 11월 30일 사이버 먼데이 약 151억 달러를 예상했습니다. 휴대폰 결제 비중은 시즌 전체 57.4%, 추수감사절 하루는 63%까지 오를 걸로 봤습니다.
  • PwC: 보도에 따르면 PwC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 1인당 연말 선물 지출 평균은 작년 721달러에서 올해 708달러로 약 2% 줄어들 전망입니다.

전체 소비는 조금 늘지만 한 사람이 선물에 쓰는 돈은 조금 줄고, 휴대폰으로 사는 비중은 더 커집니다. 쓸 돈은 빠듯해지고 고르는 눈은 더 깐깐해지는 크리스마스가 될 겁니다.

4. 작년과 올해, 이렇게 다를 것 같습니다

앞의 숫자들을 바탕으로 이번 크리스마스가 작년과 달라질 다섯 가지를 꼽아 봤습니다.

① 좋은 한 병, 그리고 작은 병 여러 개 (예상)

작년 연말 전에 서카나는 고농도 퍼퓸과 미니 사이즈가 연말 수요를 끌 거라고 봤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가격만 오르고 수량은 그대로였고, 1인당 선물 예산은 줄어들 전망입니다. 그래서 선물 고르는 사람은 "제대로 된 한 병"과 "부담 없는 작은 병 여러 개" 중에서 더 분명하게 갈릴 거라고 봅니다. 중간 가격대의 무난한 세트가 제일 애매해질 겁니다.

② 조용해질 걸프의 연말 (예상)

작년 두바이 면세점은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습니다. 올해는 3월 전쟁 이후 걸프 공항들이 한동안 멈췄습니다. 업계지 뷰티매터(BeautyMatter)는 걸프 6개국 뷰티 매출이 5월까지 30~35% 줄었고, 회복도 한 번에 튀어 오르기보다 천천히 올라올 거라는 업계 시각을 전했습니다. 올해 연말 걸프 향수 매출이 작년만큼 회복되긴 어렵다고 봅니다. 대신 3월에 환승객이 몰렸던 싱가포르와 방콕의 연말 면세 판매를 지켜볼 만합니다.

③ 미국으로 보내는 향수, 계산이 복잡해졌다

작년에는 국가별 관세가 매겨졌습니다. 올해 2월 20일 미국 연방 대법원이 그 관세의 법적 근거를 무효로 판결했지만, 정부는 곧바로 다른 법을 근거로 임시 관세를 매겼습니다. 임시 관세가 끝난 7월 24일부터는 유럽연합을 포함한 약 60개 경제권에 새 관세가 붙었습니다. 이 관세에도 소송이 걸려 있고, 향수에 실제로 몇 퍼센트가 적용되는지는 보도마다 다릅니다. 미국에 향수를 파는 작은 하우스라면 작년보다 연말 가격 정하기가 훨씬 까다롭습니다.

④ 새 표시 규칙 아래 맞는 첫 크리스마스

작년은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올해 7월 31일부터 유럽연합 규정 2023/1545에 따라, 새로 시장에 내놓는 제품은 늘어난 향 알레르기 유발 물질 목록대로 성분을 표시해야 합니다. 그 전에 나온 제품은 2028년 7월 31일까지 팔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목록에 계피, 정향, 오렌지처럼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원료 속 성분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자세한 건 10장에서 다룹니다.

⑤ 냄새를 못 맡고 고르는 선물이 더 늘어난다 (예상)

작년 연말 온라인 매출의 56.4%가 휴대폰 결제였습니다. 올해는 시즌 전체 57.4%, 추수감사절 하루는 63%까지 오를 전망입니다. 직접 시향하지 않고 사는 향수 선물이 더 늘어날 테니, 향을 정확히 설명하는 문장과 집에서 맡아 볼 수 있는 작은 시향 세트가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 겁니다.

5. 올해 구르망은 정말 강했을까

올해 향수 얘기에서 구르망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바닐라, 캐러멜, 피스타치오, 커피, 초콜릿처럼 먹을 것이 떠오르는 향 계열입니다. "올해는 구르망의 해"라는 말이 어디까지 맞는지, 다섯 가지 질문으로 자료를 하나씩 확인해 봤습니다.

구르망 신제품이 정말 크게 늘었을까

네, 늘었습니다. 시장조사 기관 민텔(Mintel)은 2025년 6월 보도자료에서, 세계 향수 신제품 가운데 구르망 비중이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7%포인트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2025·2026년 숫자는 공개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구르망을 더 많이 찾을까

네, 관심도로 보면 그렇습니다. 뷰티 검색·소셜 분석 업체 스페이트(Spate)는 4월 13일 글에서 구르망을 "지배적인 향 방향"이라고 했고, 피스타치오 향 관심도가 1년 새 852.5%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마시멜로, 캐러멜, 꿀도 함께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상쾌한 계열은 따뜻한 계열에 밀리고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판매가 아니라 검색과 소셜 관심도 기준입니다.

구르망이 제일 많이 팔렸을까

알 수 없습니다. 서카나가 공개한 2025년 결산과 2026년 상반기 자료에는 구르망이나 바닐라만 따로 뗀 판매 숫자가 없습니다. 판매 1위라는 말은 공개 숫자로 확인할 수 없어서 이 글에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구르망이 인기라서 바닐라 값도 올랐을까

아니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바닐라는 공급이 넘쳐 올해 추출용 등급 값이 2012~13년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수요가 아무리 강해도 값은 공급 쪽 사정이 정했습니다.

구르망은 이제 끝물일까

끝나기보다는 모양을 바꾸는 중입니다. 스페이트는 "그냥 달기만 한 향은 반응이 줄었다"고 했고, 지보단의 한 조향사는 업계지 인터뷰에서 피스타치오 유행이 짭짤한 향의 시작이고 다음 차례는 쌀이나 참깨 같은 곡물이라고 봤습니다.

구르망이 올해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향이라는 건 데이터로 확인됩니다. 다만 작년의 구르망과는 결이 다릅니다. 올해 구르망은 설탕을 덜어 내고 고소하고 짭짤한 쪽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왜 하필 올해였나

민텔 분석가들은 식욕을 줄여 주는 약이 널리 쓰이면서, 단 음식을 덜 먹는 대신 단 향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해석했습니다. 흥미로운 해석이지만 판매 데이터로 확인된 건 아닙니다. 그보다 확실해 보이는 이유는 휴대폰 화면입니다. 냄새가 전해지지 않는 영상에서는 "피스타치오 크림", "구운 캐러멜"처럼 맛으로 설명하는 향이 훨씬 상상하기 쉽습니다. 틱톡 숍 향수 매출과 구르망 관심도가 같은 시기에 함께 오른 것도 그래서일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겹치면

크리스마스는 원래 먹을 것의 냄새가 가득한 날입니다. 진저브레드, 데운 포도주, 군밤, 핫초코. 올해 구르망 유행이 여기에 겹치면 이번 연말 향은 작년보다 더 음식 쪽으로 기울 거라고 봅니다 (예상). 올해 흐름대로라면 설탕 범벅보다는 구운 곡물, 볶은 견과, 짭짤한 캐러멜에 가까울 겁니다.

Mulled wine, gingerbread, stollen, vanilla pods, tonka beans and cocoa on a candlelit table with GA smelling strips

6. 크리스마스 냄새를 원료별로 나눠 보면

크리스마스 냄새는 하나로 뭉쳐 느껴지지만, 조향대에서 하나씩 풀어 보면 원료 몇 가지와 그 안의 분자들이 겹쳐 있을 뿐입니다. 어코드를 비교하기 전에 재료부터 보겠습니다. 성분 비율은 산지와 추출법에 따라 달라지니 대략적인 경향으로 읽어 주세요.

유향과 몰약, 첫 크리스마스 선물

마태복음에는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에게 황금, 유향, 몰약을 바쳤다고 나옵니다. 셋 중 둘이 향료입니다. 유향은 오만, 예멘, 소말리아 일대에서 나는 보스웰리아 나무의 수지입니다. 레몬껍질처럼 상쾌하게 시작해 송진과 후추, 서늘한 돌 냄새로 넘어갑니다. 알파 피넨과 리모넨 같은 가벼운 분자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몰약은 콤미포라 나무의 수지로 유향보다 어둡고 쌉쌀합니다. 퓨란 계열 분자 덕분에 버섯이나 가죽 같은 깊은 냄새가 납니다.

Frankincense and myrrh resins in two white dishes with rising smoke, fir branches, candles and GA smelling strips

전나무, 트리 냄새의 정체

전나무와 가문비나무 바늘잎에는 알파 피넨, 베타 피넨, 캄펜처럼 시원한 분자가 많습니다. 평범한 숲 냄새를 "트리 냄새"로 만드는 건 보르닐 아세테이트입니다. 송진 냄새에 부드럽고 달큰한 초록빛을 얹어 줍니다.

향신료 서랍

  • 계피: 껍질 오일은 시남알데하이드가 주성분입니다. 잎에서 짠 오일은 유제놀이 많아 정향에 가까운 냄새가 납니다.
  • 정향: 꽃봉오리 오일 대부분이 유제놀입니다. 따뜻하면서 약방 같은 냄새가 여기서 나옵니다.
  • 육두구: 사비넨과 피넨에 미리스티신이 더해져 따뜻하고 달큰한 냄새가 납니다.
  • 생강: 향은 진기베렌 같은 성분이 냅니다. 매운맛 성분은 잘 날아가지 않아서 냄새는 맛보다 훨씬 순합니다.
  • 카다멈: 유칼립톨과 테르피닐 아세테이트 덕분에 시원하면서 꽃 같은 냄새가 납니다.
Christmas spice bowls of cinnamon, cloves, star anise, nutmeg, ginger and cardamom with tangerines, GA strips and a purple-bulb pipette

오렌지와 귤

오렌지 껍질 오일은 대부분 리모넨입니다. 그런데 리모넨만으로는 오렌지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아주 적게 든 알데하이드류와 시트랄 같은 성분이 있어야 진짜 껍질을 깐 듯한 냄새가 됩니다. 시트랄은 GrassAccord 원료 사전에 가장 먼저 올린 원료이기도 합니다.

Fir branches, pine cones, tangerines and peel with two essential oil vials and GA smelling strips beside a lit Christmas tree

겨울의 단맛

바닐라의 중심은 바닐린이지만, 천연 바닐라의 깊은 맛은 수백 가지 미량 성분에서 나옵니다. 통카빈에는 쿠마린이 많아 건초, 아몬드, 캐러멜을 섞은 듯한 냄새가 납니다. 갓 구운 과자나 볶은 견과 냄새는 대부분 피라진 계열 분자가 만듭니다. 올해 구르망이 고소한 쪽으로 움직인다는 말은, 조향대에서 보면 이 굽고 볶은 냄새를 더 많이 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7. 크리스마스 어코드 일곱 가지 비교

이제 재료를 묶어 볼 차례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자주 쓰는 어코드 일곱 가지를 골라 인상, 뼈대 원료, 유럽 표시 규정에서 살펴볼 성분, 올해 흐름 속에서 바뀔 방향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비율은 빼고 방향만 적었습니다.

오렌지 스파이스 (오렌지·정향)

  • 인상: 밝고 따뜻한 과일 향신료
  • 뼈대 원료: 오렌지·귤 껍질, 정향, 계피 약간
  • 표시 규정에서 볼 성분: 리모넨, 시트랄, 유제놀
  • 올해의 방향(예상): 과일은 더 생생하게, 정향은 한 발 물러서게. 껍질의 쌉쌀한 맛을 살리는 쪽

글뤼바인 (데운 포도주)

  • 인상: 붉은 과일, 와인, 따뜻한 김
  • 뼈대 원료: 붉은 과일, 와인 느낌 원료, 계피, 정향, 팔각, 오렌지
  • 표시 규정에서 볼 성분: 시남알, 유제놀, 리모넨
  • 올해의 방향(예상): 단맛은 빼고 와인의 산미와 나무 냄새를 앞으로. 덜 단 구르망의 대표 격

진저브레드

  • 인상: 구운 반죽, 꿀, 향신료
  • 뼈대 원료: 생강, 계피, 정향, 꿀 느낌 원료, 구운 노트
  • 표시 규정에서 볼 성분: 시남알, 유제놀, 쿠마린(통카를 쓸 경우)
  • 올해의 방향(예상): 하얀 아이싱보다 갈색으로 구운 껍질 쪽. 올해 감각에 가장 잘 맞음

전나무 숲

  • 인상: 차고 푸른 숲, 송진
  • 뼈대 원료: 전나무·가문비나무 바늘잎, 발삼, 나무 향 약간
  • 표시 규정에서 볼 성분: 리모넨(바늘잎 오일 종류에 따라), 리날롤
  • 올해의 방향(예상): 혼자 쓰기보다 달콤한 향 위를 시원하게 틔워 주는 역할로

성당의 유향

  • 인상: 서늘한 돌, 연기, 레몬껍질
  • 뼈대 원료: 유향, 몰약, 엘레미, 나무, 앰버
  • 표시 규정에서 볼 성분: 리모넨(유향에 원래 들어 있음)
  • 올해의 방향(예상): 중동 취향이 남긴 깊은 수지 냄새는 계속. 구르망과 섞여 연기 낀 바닐라로도

군밤·프랄린

  • 인상: 볶은 견과, 버터, 캐러멜
  • 뼈대 원료: 볶은 견과 느낌 원료, 캐러멜, 바닐라, 버터 느낌 원료
  • 표시 규정에서 볼 성분: 원료마다 다름. 원료별 성분표 확인
  • 올해의 방향(예상): 피스타치오 유행의 겨울판. 짭짤한 캐러멜과 만나 가장 올해다운 연말 향

핫초코

  • 인상: 코코아, 우유, 따뜻한 잔
  • 뼈대 원료: 코코아, 우유·크림 느낌 원료, 바닐라, 향신료 약간
  • 표시 규정에서 볼 성분: 쿠마린(통카를 쓸 경우), 원료별 확인
  • 올해의 방향(예상): 우유나 쌀처럼 담백한 노트를 섞어 덜 무겁게. 끝에 짭짤함 한 방울

일곱 가지를 놓고 보면 다섯 가지가 계피, 정향, 오렌지, 통카 가운데 하나 이상을 씁니다. 크리스마스 향을 만들면 유럽에서 표시해야 할 성분이 여럿 따라붙기 쉽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올해 구르망 흐름에 가장 잘 맞는 크리스마스 어코드는 진저브레드와 군밤·프랄린입니다. 단맛을 크게 쓰는 전통적인 글뤼바인과 핫초코는 단맛을 덜어 내고 다시 짜야 올해 감각에 맞습니다.

어코드는 하나만 쓰기보다 겹칠 때 더 크리스마스다워집니다. 전나무 숲으로 열고, 진저브레드를 가운데 두고, 성당의 유향을 바닥에 깔면 "트리가 있는 방에서 과자를 굽는 저녁"이 됩니다. 위, 가운데, 아래에 어떤 어코드를 둘지가 그대로 그 향의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됩니다.

8. 나라마다 다른 크리스마스 냄새

같은 날을 기념해도 식탁 냄새는 나라마다 다릅니다. 30개 언어로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의 겨울을 떠올리며 몇 곳을 골랐습니다.

  • 독일 · 오스트리아 — 계피와 정향, 오렌지를 넣고 데운 포도주 글뤼바인. 꿀과 향신료를 넣은 과자 레프쿠헨.
  • 네덜란드 · 벨기에 — 계피, 정향, 육두구, 생강, 카다멈을 섞은 스페큘라스 과자. 12월 초 성 니콜라스 날.
  • 스웨덴 · 북유럽 — 12월 13일 루시아 날의 사프란 빵. 향신료와 건포도를 넣은 따뜻한 술 글뢰그.
  • 이탈리아 — 설탕에 졸인 오렌지 껍질과 건포도가 든 파네토네.
  • 그리스 — 꿀, 오렌지, 계피, 정향으로 맛을 낸 과자 멜로마카로나.
  • 폴란드 — 크리스마스이브 만찬의 양귀비씨 과자와 말린 과일 음료.
  • 멕시코 — 과일과 계피, 사탕수수를 끓인 따뜻한 음료 폰체.
  • 필리핀 — 새벽 미사 뒤에 먹는 쌀 케이크 비빙카. 바나나 잎을 깐 틀에 굽습니다.
  • 일본 — 딸기와 생크림을 올린 크리스마스 케이크.
  • 호주 · 브라질 — 한여름 크리스마스. 망고와 열대 과일, 바닷바람, 야외의 열기.

북쪽 나라들의 크리스마스 냄새는 데우고 굽는 쪽에 몰려 있고, 남쪽은 과일과 바람처럼 가볍습니다. 필리핀의 쌀 케이크나 유럽의 견과 과자처럼, 북쪽 겨울 음식 중 상당수가 올해 구르망이 향하는 "고소한 쪽"과 겹친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9. 한여름에 맞는 크리스마스

싱가포르와 방콕은 12월에도 덥고, 시드니와 상파울루는 한여름입니다. 이런 도시에서 계피와 바닐라를 듬뿍 넣은 겨울 향은 금세 답답해집니다.

그래서 더운 곳에서는 같은 크리스마스 원료를 다르게 씁니다. 전나무는 시원한 초록으로, 오렌지는 갓 짠 차가운 즙처럼, 향신료는 후추를 살짝 뿌린 정도로. 유향도 묵직한 면보다 레몬껍질 같은 면을 앞에 둡니다. 원료는 그대로 두고 비중과 순서만 바꾸는 겁니다. 올해 걸프 판매가 주춤하고 동남아시아 비중이 커진다면, 이런 "더운 나라용 크리스마스 향"을 따로 하나 준비해 둘 만합니다.

10. 크리스마스 원료와 유럽의 새 표시 규칙

크리스마스 향을 만들 때 가장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여기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원료 상당수가 유럽연합이 알레르기 유발 가능 물질로 지정한 성분을 품고 있습니다.

  • 계피 → 시남알, 시나밀 알코올
  • 정향 · 계피 잎 → 유제놀, 그리고 비슷한 분자인 이소유제놀
  • 오렌지 · 귤 · 유향 → 리모넨, 시트랄
  • 통카 → 쿠마린
  • 여러 꽃과 허브 → 리날롤

이 성분들은 일정 농도를 넘으면 성분표에 이름을 따로 적어야 합니다. 피부에 바르고 그대로 두는 제품은 0.001%, 씻어 내는 제품은 0.01%가 기준입니다. 유럽연합은 2023년 규정으로 대상 목록을 기존 26가지에서 80가지 남짓으로 늘렸고, 2026년 7월 31일부터 새로 내놓는 제품은 새 목록대로 표시해야 합니다. 작년에 판 크리스마스 향을 올해 새 제품으로 다시 내놓는다면 성분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표시 대상이라고 못 쓰는 건 아닙니다. 다만 올해 크리스마스 향은 성분표가 길어질 각오를 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원료를 고를 때부터 표시 목록과 사용 한도를 옆에 펴 두면 나중에 다시 손볼 일이 줄어듭니다. 국제향료협회(IFRA) 기준에서도 시남알, 이소유제놀 같은 성분은 제품 종류별 사용 한도가 따로 있습니다. 미국에는 아직 이런 표시 규칙이 없지만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11. 70일 준비 달력

향수 원액은 섞은 날과 몇 주 뒤 냄새가 다릅니다. 한 번 고치면 그만큼 다시 기다려야 하고요. 여기에 선물 시즌 일정까지 겹치니, 크리스마스에서 거꾸로 날짜를 세어 봐야 합니다. 아래는 12월 초부터 배송할 수 있게 오늘부터 짜 본 일정 예시입니다. 숙성과 배송 기간은 제품과 지역에 맞게 조정하세요.

Perfumery bench with amber maceration bottles, a handwritten formula notebook, GA strips, a purple-bulb pipette and Christmas decorations
  • 10월 셋째 주(지금): 어디에 팔 향인지 정합니다. 눈 오는 겨울인지 한여름 크리스마스인지에 따라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7장의 어코드 중 중심을 고르고, 시작할 배합비를 정하세요. 겨울 원료는 시즌 직전에 구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주문은 지금 넣는 게 좋습니다.
  • 10월 넷째 주: 첫 시안 두세 개를 섞어 숙성을 시작합니다. 원료마다 표시 대상 성분과 사용 한도를 같이 적어 두세요.
  • 11월 첫째~둘째 주: 숙성된 시안을 시향지와 피부에 맡아 비교하고 하나를 고릅니다. 고친 원액은 다시 숙성합니다. 11월 11일 아시아 쇼핑 행사 분위기도 살펴보세요.
  • 11월 셋째 주: 최종 원액을 정합니다. 성분표, 용기, 상자, 사진, 소개 문구를 준비합니다. 휴대폰으로 고르는 손님을 생각해 향을 맛이나 장면으로 설명하는 문장을 다듬어 두세요.
  • 11월 26~30일: 미국 추수감사절(26일), 블랙프라이데이(27일), 대림절 첫 일요일(29일), 사이버 먼데이(30일)가 몰린 주입니다. 연말 선물 구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주에 맞춰 공개합니다.
  • 12월 첫째~둘째 주: 주문을 받아 보냅니다. 성 니콜라스 날(5~6일), 루시아 날(13일)처럼 나라별 날짜도 챙기세요. 해외 배송이라면 나라별 배송 마감일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 12월 셋째 주부터: 늦게 찾는 손님을 위해 작은 용량이나 시향 세트를 준비합니다. 올해 연말에 겪은 일을 적어 두면 그게 내년 크리스마스 준비의 출발점이 됩니다.

12. 올해 크리스마스 향을 짤 때 챙길 다섯 가지

단맛은 덜고, 굽고 볶은 냄새는 더하기

올해 구르망은 설탕보다 고소함과 짭짤함 쪽입니다. 진저브레드라면 아이싱보다 갈색 껍질을, 핫초코라면 설탕보다 코코아의 쌉쌀한 맛을 앞으로 당겨 보세요.

따뜻함을 원료 하나에 맡기지 않기

계피 하나로 따뜻함을 내면 금방 과자 가게 냄새가 납니다. 향신료는 여러 개를 조금씩 겹치고, 따뜻한 몸통은 수지, 나무, 바닐라에 맡기는 편이 오래갑니다. 표시 성분이 한 원료에 몰리지 않는 효과도 있습니다.

첫 몇 분은 상쾌하게

처음부터 무거운 겨울 향은 금방 질립니다. 오렌지, 전나무, 유향의 밝은 면으로 첫 몇 분을 열고, 따뜻한 냄새는 천천히 올라오게 짜 보세요.

진한 판과 작은 판을 함께 생각하기

올해 연말 선물은 "좋은 한 병"과 "부담 없는 작은 병"으로 갈릴 것 같습니다. 같은 뼈대로 진한 판과 가벼운 판을 나눠 만들어 두면 한 번 설계로 선물 두 가지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배합비에서 출발해 숙성 한 번 아끼기

겨울 향은 원료끼리 균형이 쉽게 무너지는데, 70일은 여러 번 실패해 보기엔 짧습니다. 검증된 배합비 한 장에서 시작해 내 겨울에 맞게 조금씩 바꿔 가면, 처음부터 비율을 하나하나 찾을 때보다 숙성을 한두 번 덜 기다려도 됩니다. GrassAccord 배합비는 결제하면 PDF가 바로 메일로 오니, 오늘 고르면 오늘 섞을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 지켜볼 것들

  • 서카나 3분기 자료에서도 고급 향수의 "가격은 오르고 수량은 그대로" 흐름이 이어질까.
  •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실제 온라인 매출이 어도비 전망(129억 달러, 151억 달러)만큼 나올까.
  • 걸프 공항과 면세점이 연말 성수기에 얼마나 살아날까. 동남아시아 허브가 그 공백을 얼마나 메울까.
  • 미국 새 관세를 두고 벌어진 소송이 연말 전에 결론 날까.
  • 올해 연말 신제품 구르망이 정말 덜 달고 더 고소한 쪽으로 나올까.
  • 한국 향수 수출 기록이 연말 선물 시즌까지 이어질까.

이 글에 나온 말들

  • 구르망 — 바닐라, 캐러멜, 커피, 견과류처럼 먹을 것을 떠올리게 하는 향 계열.
  • 어코드 — 여러 원료를 섞어 하나의 인상으로 들리게 만든 향의 단위.
  • 파인 프래그런스 — 향수처럼 몸에 뿌리는 고급 향 제품. 향료 회사들이 사업을 나눌 때 쓰는 말입니다.
  • 같은 조건 기준 성장 — 환율 변화와 인수·매각 효과를 빼고 본 성장.
  • 수지 — 나무가 상처를 덮으려고 내보내는 끈적한 물질. 유향과 몰약이 대표적입니다.
  • 알레르기 유발 가능 물질 표시 — 일정 농도를 넘으면 성분표에 이름을 따로 적어야 하는 향료 성분 목록.
  • IFRA — 국제향료협회. 향료 성분의 사용 한도 기준을 정합니다.
  • 배합비 — 어떤 원료를 어떤 비율로 섞어 향 하나를 만드는지 적은 설계도. GrassAccord가 판매하는 것입니다.
Ivory gift box tied with a purple ribbon beside a GA smelling strip and dried oranges in front of a glowing Christmas tree

맺으며

작년과 올해 크리스마스를 나란히 놓고 보니 바뀐 게 꽤 많습니다. 향수는 비싸지는 쪽과 작아지는 쪽으로 동시에 움직였고, 걸프의 면세점은 조용해졌고, 미국으로 보내는 향수는 계산이 복잡해졌고, 유럽의 성분표는 길어졌습니다. 사람들의 코는 유난히 달고 고소한 쪽으로 향했고요.

변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동방박사들이 고른 선물 셋 중 둘이 향료였던 것처럼, 향은 지금도 오래 기억에 남는 선물입니다. 상자를 열고 처음 맡은 냄새는 다음 해 같은 계절에 다시 떠오릅니다. 향은 만국의 언어이고, 크리스마스는 그 언어가 가장 많이 오가는 때입니다.

오늘 섞은 시안은 11월에 모양을 잡고, 12월에는 누군가의 선물 상자에 담겨 그 사람의 크리스마스가 됩니다. 자기만의 겨울 향을 미리 준비하는 조향사분들께 GrassAccord가 좋은 출발점이 되면 좋겠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이 글의 예상이 얼마나 맞았는지 다시 확인하러 오겠습니다.

70일 뒤, 향기로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참고 자료: 서카나(Circana) 연말 향수 전망(2025년 12월 4일), 2025년 미국 뷰티 시장 결과(2026년 2월 10일), 2026년 상반기 미국 뷰티 시장 결과(2026년 8월 11일). 어도비 애널리틱스 2025년 연말 온라인 매출 및 2026년 연말 전망(2026년 9월). 딜로이트 2026년 연말 소매 전망(2026년 9월 10일). PwC 2026 연말 소비 전망(업계 보도 인용). 지보단 2026년 1~9월 매출(2026년 10월 13일).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2026년 3분기 매출(10월 12일). 로레알 2026년 상반기 실적(7월 29일). 푸이그 2026년 상반기 실적. 에스티 로더 2026 회계연도 실적(2026년 8월 19일). 글로시(Glossy) 틱톡 숍 향수 매출 보도(참 추정치 인용, 2026년 3월 31일). 두바이 정부 미디어 오피스 두바이 면세점 2025년 매출 발표(2026년 1월 1일). 이마케터(eMarketer) 2025 광군제 보도. 뷰티매터(BeautyMatter) 걸프 공항·뷰티 매출 보도(2026년 6월). 미국 연방 대법원 관세 판결(2026년 2월 20일) 및 무역법 301조 관세 관련 법률 자료. 한국무역협회·관세청·식품의약품안전처 향수 수출 통계(보도). 민텔(Mintel) 향수 트렌드 보도자료(2025년 6월 17일). 스페이트(Spate) 2026년 향 트렌드(2026년 4월 13일). 코스메틱스 비즈니스 구르망 관련 보도(2025년 12월).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가격 관련 보도. 유럽연합 규정 2023/1545. 국제향료협회(IFRA) 기준. 예상은 GrassAccord의 판단이며, 관세와 규제 내용은 일반 정보로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2025 vs 2026 크리스마스 향수 시장 비교와 전망 — 구르망·어코드·준비 달력 | GrassAccord